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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서평, 독후감, 요약, 리뷰

EnerTravel 2023. 9. 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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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nerTravel입니다. 
오늘의 BookTok은『소년이 온다』 서평, 독후감, 요약, 리뷰 글입니다.

 

 

작가와 책 소개


작가 한강은 외국에서의 수상 실적으로 언론의 화제를 모았던 문학가로 장편 《소년이 온
다》로 이탈리아 ‘제20회 말라파르테(Malaparte) 문학상’을 받았다. 말라파르테 문학상은 뛰
어난 작품으로 세계 문학계에 기여한 외국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지난해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권위 있는 국제문학상 수상자
가 됐다. <소년이 온다>는 단순히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사건을 넘어서,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피폐한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소설이다.


소설은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던 소년 동호,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의 뜨거웠던 광주의 5월과 이후 경찰에 연행되
어 끔찍한 고문을 받으며 살아 있다는 것을 치욕스러운 고통으로 여기고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지는 평범한 광주 시민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 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의 아픔을 다루고자 했던 것이다.
작가 한강은 말라파르테 상 수상 소감에서 "존엄과 폭력이 공존하는 모든 장소, 모든 시대
가 광주가 될 수 있다"며, "이 책은 나를 위해 쓴 게 아니며 단지 내 감각과 존재와 육신을
5월의 광주에서 죽임을 당한 사람, 살아남은 사람, 그들의 가족에게 빌려주고자 했을 뿐"이
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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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1장: 어린 새
알 수 없는 서술자가 소년 '동호' 를 지켜보며 서술한다. 5.18 민주화 운동을 하던
시절, 동호는 같이 길을 가던 친구 정대가 군인들의 총을 맞아 쓰러져 죽는 것을
보면서도 혼자 도망친 것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후 정대를 찾기 위해 민주
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수습하는 일을 돕는다.
군인들이 시신을 수습하던 상무관까지 밀고 들어온 다는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동
호를 데려가려 하지만 동호는 알 수 없는 뜨거운 마음으로 엄마의 억센 손가락을
떼어내고 날쎄게 강당 안으로 도망친다. 엄마가 돌아 간지 한 시간 뒤 밤색 두루마
기 차림의 노인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으로 막둥이를 찾아 화순에서 군
인들이 지키지 않는 산길로 왔다. 막둥이가 군인들에게 뚜드려 맞아 죽었다는 소식
을 듣고 한 걸음에 그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노인의 요청아래 천으로 덮어두었던
시체더미를 뒤지기 시작한다. 이미 피와 진물로 꾸덕꾸덕 얼룩진 흰 무명천 속에
찢긴 얼굴과 고약한 냄새에 묻어져있는 자식을 확인한 노인은 눈을 꿈적거리며 분
노한다.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다.

 

2장 : 검은 숨
2장에서는 총을 맞고 죽은 정대의 영혼 시점에서 영혼이 본 장면의 순서로 이야기
가 전개된다. 누나의 죽음을 직감하고, 자신과 누나를 죽인 사람들을 원망하고, 썩어
가는 자신의 시체를 증오하기 시작한다. ‘눈이 없는데 어디서 피가 흐르는 걸까’, ‘어
디서 통증이 느껴지는 걸까’라는 대목에서 그는 더 이상 열 여섯살, 반에서 키가 제
일 작은 소년 정대가 아니었다. 정대는 자신의 몸이 수많은 시신들과 함께 쌓여 있
다가 트럭으로 옮겨져 야산에서 열십자로 쌓여 불태워지는 모습을 지켜본다. 시체
들이 함께 포개져서 썩어가고 군인들이 부은 석유와 함께 불태워지기 직전까지도
정대의 혼은 타인과의 소통을 갈망하며 끊임없이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시신
이 다 타서 없어지자 자유롭게 떠돌아다닐 수 있게 된 정대는 동호에게 찾아가려
하지만, 그 순간 동호가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3장 : 일곱개의 뺨
3장의 주인공은 1장에서 동호와 함께 시신 수습을 도왔던 여고생 은숙으로, 지금
은 출판사에 취직한 모습입니다. 은숙은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공허한 삶을 살아갑니다. 특히 은숙의 마음을 가장 잘
들어내는 부분은 소설 속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입니다. 이때 은숙의 회상에서 동호가 도청에 남아 계엄군과 싸우다 죽
었음이 암시됩니다. 은숙네 출판사는 희곡집을 출판하려 하지만 검열에 의해 내용
이 전부 삭제 당하고 이에 분개합니다. 극단은 처벌을 피하면서도 공연을 하기 위
해 대사를 읊는 대신 입모양으로만 전달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당신이 죽은 뒤
내 삶이 얼마나 불행해졌는가' 를 이야기하고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연
극을 보며 은숙은 눈물을 흘립니다. 참고로 챕터 제목은 은숙이 이 희곡집을 번역
한 사람이 어디 있는지 추궁당하며 맞은 일곱 대의 따귀를 의미합니다.

 

4장 : 쇠와 피
동호가 죽었던 날 밤, 계엄군과 싸우기 위해 도청에 남았던 한 남자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도청에 남은 시민들은 양심이라는 강렬한 무언가로 압도적
으로 강한 군인들과 대치하고 있었고 끝내 체포되었습니다. 체포되었던 시민들은
끔찍한 고문을 견뎌낸 끝에 석방됩니다. 그러나 서술자는 계속해서 살아남았다는
치욕과 당시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불행한 삶을 살고 같은 시민군이었던 진수는
끝내 자살을 택합니다.

 

5장 : 밤의 눈동자
주인공은 1장에서 동호, 은숙처럼 시신 수습을 했던 선주입니다. 선주는 시민군들
의 증언을 받아 책을 쓰고자 하는 한 작가의 인터뷰 요청을 받습니다. 선주는 녹음
을 준비하면서 십대 때 여공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노조원들과 함께 시위를
했던 일, 민주화운동 때의 성고문이 트라우마로 남은 일 등을 회상합니다. 당시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그녀는 결국 인터뷰를 거절합니다. 그러나
결말에서 큰맘 먹고 예전에 같이 노동운동을 하다가 오랫동안 연을 끊고 지냈던(이
것 역시 고통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한 선택) 성희 언니의 문병을 갑니다. 이는 선
주가 여전히 용기를 내어 무언가(아픈 기억, 힘든 상황, 불합리함 등)에 맞서고자 하
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6장 : 꽃 핀 쪽으로
동호 어머니의 시점에서 전개되는데요. 동호 어머니는 그날 밤 동호를 데리러 도
청에 갔지만 끝내 아들을 데리고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 후로 다른 유가족들과 함
께 시위를 하다가, 동호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신 이후로는 집회를 하는 대신 계
속해서 동호를 그리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6장은 어떠한 사건이 있기보다는 자식을
잃어 슬퍼하고 또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너무도 절절하게 느껴지는 챕터입니
다.

 

감상
3.1 우리 사회의 민감한 키워드 ‘5월의 광주’, 소모적인 논쟁은 이제 그만하
고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를 먼저 생각할 때.
한국사회에서 ‘5월의 광주’라는 키워드는 매우 민감한 이슈다. 거대 양당은 광주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으며 계엄군의 최종 발표명령자, 헬기
기총소사등과 같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양측의 공방이 이
어지고 있다. 오늘날 광주라는 키워드는 하나의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정치적 쟁
점이 되었다. 더불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 양당에게 ‘광주’라는 키워드는 그
자체로 정치적 쟁점화 되었고 한편으로는 성역화 된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인
은 이 과정에서 ‘광주’ 키워드의 핵심인 ‘정권탈취를 목적으로 시민들을 위협한 국
가의 폭력과 그 피해자 상처 치유’라는 핵심이 진보와 보수의 정치공방으로 희석되
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깊다.
부모님 세대는 ‘5월의 광주’를 ‘광주 소요 사태’라고 칭한다. 물론 제 5공화국하의
미디어가 대대적으로 ‘시민군’의 폭력성을 보도하여 어르신들의 생각에 암암리에 영
향을 준 부분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정체성이 달린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기에 반대 측의 의견을 듣지 않으며 맹목적으로 사실을 호도
한다. 반대편의 여당 측에게도 ‘광주’라는 공간은 현재 여권이 정권을 창출할 수 있
는데 매번 중요한 역할을 해준 성지로서의 의미와 민주 항쟁 그 자체인 ‘김대중 정
신’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의미를 모두 갖고 있기에 ‘광주’라는 키워드에 대해 협상
과 운신의 폭이 좁다.

이처럼 양당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문제가 되어 버린 탓에 ‘5월의 광주’ 속 피해자
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우리 사회의 아픈 상처는 아직 온전히 치유 되지 못하
고 있다. 진보와 보수의 논쟁이 아닌 피해자 중심의 문제 해결이 절실한 시점이다.
다행스럽게도 2018년 2월 제3당인 바른미래당의 중재와 협상으로 5.18 광주 민주
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되었다. 개인적으로도 투명한 진상규명으로
우리 사회의 아픈 상처를 온전히 치유하기를 바란다.
3.2 인간의 본질; 폭력성의 근원에 대한 고찰
“사춘기 시절, 윤동주의 삶과 작품은 거짓 없는 깨끗함으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
다. 그의 시에 드러나는 눈부시고 밝은 내면의 풍경은 경이로웠고 그것을 동경했다.
나는 항상 밝은 이야기를 상상하며 글을 쓰지만 결과물은 언제나 어둡고 고통스러
운 이야기가 돼 있었다.”
한강은 2017년 10월 25일 연세대 문과대학 100주년 기념홀에서 열린 ‘윤동주 탄
생 100주년 기념 특별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왜일까, 그 이유를 고민할 때 그녀가 떠올린 답은 어릴 적 수수께끼처럼 남아있던
5.18의 기억이었다. 한강이 초등학교 5학년이던 해 광주에서 5.18 민주항쟁이 일어
났다. 2년 뒤 아버지가 광주에서 구해온 사진첩을 몰래 본 경험은 충격으로 남았다.
끔찍한 시신이 되어 시대를 증명하는 얼굴들, 목숨을 걸고 도청으로 나와 헌혈하고
식량을 나누던 이들의 사진이 함께 담겨 있었다. 너무나 잔인한 방법으로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세력과 죽을 것을 알면서도 집 밖으로 나가 운명공동체를 형성했던
시민들,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인간의 모습은 그녀에게 수수께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당시에 진실은 미디어와 학교 그 어느 곳에서도 풀리지 않은 채로 세월
에 의해 덮여 있었다.

작가는 그때부터 인간의 두 얼굴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근본
적으로 잔인한 존재인가?’ 라는 의문은 한강이 이 소설을 집필하게 만드는 동기였
다. ‘5월의 광주’는 작가에게 정치적 사건이라기보다 실존적이고 근원적 사건이었던
것이다.
20세기 한국에서는 유난히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사건이 많았다. 제주 4·3사
건, 60년 3월 마산의거, ‘80년 5월 광주’에서는 국가에 의해 시민들의 기본권은 무
참히 짓밟혔고 잔인했던 현장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이 되는 많은 정
신적, 육체적 피해자들을 남겼다.
개인적으로 한국 현대사의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했던 일련의 사건은 ‘인간의 어두
움과 사회적 폭력성’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진영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단
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진영을 음해하고, 짓밟아야하는 한국사회의 조직에 대
한 잘못된 충성심은 폭력적인 문제해결을 야기한다.
‘잘못된 충성’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자. 얼마 전 한 검사가 했다는 말 "나는 사람
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가 한동안 세간의 화제였다. 현대사회에서 사람에게 충성하
지 않고 임무와 조직에 충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검사
의 말이 크게 화제가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개인에게 충성하고 사익을 추구
하는 세태가 만연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주변을 보면 아직도 잘못된 충성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이치에 어긋
나는 지시일지라도 그것에 따르는 것이 부하의 미덕이라고 여기는 그 사람들이 한
국 현대사의 수 많은 비극을 초래했다.(‘5월 광주’의 최종 발포 명령, 탄핵 정국에서
의 위수령 검토,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가 떠오르는 박근혜 정부 총선 공천과정
에서의 ‘진박’들의 횡포 등)

 

 

새로운 리더가 나설 때 마다 항상 변화를 내세우고 혁신을 부르짖지만 많은 조직
들은 구시대적 상명하복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절대적 선을 외면하고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폭력을 통해서라도 문
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하다. 잘못된 충성에 익숙해
진 리더들이 이끄는 조직이 과연 낡은 관습을 청산하고 새로운 혁신의 비전을 이루
어 낼 수 있을까. 상관의 지시를 거역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조직 구성원들이 치
열한 반성과 자기검열을 통해 절체절명의 순간에 우리 사회의 절대적 선을 지켜내
는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구시대적 ‘상명하복’ 정신은 우리 사회에 다시금 폭
력을 통한 문제해결을 야기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맹목적인 충성심’은 지금이라도
우리 사회가 시급히 청산해야할 적폐이며 다시는 ‘5월의 광주’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가 나서서 의식 개선에 앞장 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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