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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MZ 세대 청년문제 책 『88만원 세대』

EnerTravel 2025. 3. 24. 21:03


오늘의 책은 한국사회 청년문제를 다룬 『88만원 세대』와 MZ 세대입니다. 세대 간 불균형은 세 나라 모두 존재하는 일인데 현재로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심하지만 곧이어 경제의 팽창 일변도로 나가는 중국의 경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세 나라의 20대와 10대는 쇼비니즘 마케팅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세대 간의 경쟁 및 세대 간의 아픔을 다룬 이 책에 대하여 주목해 보자.

 

88만원세대-책-표지

 

<INDEX>

 

88만원 세대 저자 소개

 

우석훈(禹晳熏, 1968년 2월~ )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제10 대학교에서 생태경제학을 다룬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학자입니다. 이후 현대그룹 예하 현대환경연구원, 에너지관리공단,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성공회대 외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권일과 공저한 『88만원 세대』의 출간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문재인을 지지했고 국민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으며 정계에도 이름을 알렸습니다.

 

88만원 세대 작품 배경

 

1980년대 당시에도 선동열 방어률과 근접하는 대학교 졸업 학점을 보유하고도 취직은 ‘골라가며’ 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취직한 사람들이 지금은 굴지의 대기업에서 부장 또는 임원으로서 남부러울 것 없는 경제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사기업에 취업한 이들의 연봉은 대체로 7천만 원에서 1억 원 사이. 고시를 본 친구들도 이보다는 다소 연봉이 적지만, 어쨌든 남부럽지 않은 명예와 권세로 인생의 황혼까지 큰 굴곡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2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오늘, 상황은 참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민주, 정의를 외치던 1980년대 후반의 캠퍼스 이야기는, 지금의 20대가 듣기에는 배부른 사람들의 향연이 아닐 수 없다. 낮에는 잔디밭에 앉아서 책이나 읽고, 해가 지면 하루가 멀다 하고 막걸리 잔을 기울이던 사람들이 버젓이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음은 물론, 오늘날로 치면 거의 100대 1에 가까운 경쟁을 치러야 할 A급 회사를 감히 선택해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믿기 어렵겠지만 1980년 후반에 소위 명문대를 다닌 사람들은 그런 대학에 입학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날로 보자면 환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20대는 상위 5% 정도만이 한전과 삼성전자 그리고 5급 사무관과 같은 ‘단단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나머지는 이미 인구의 1000만 가까이는 비정규직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비정규직 평균 임금 120만 원에 20대 급여의 평균 비율 74%를 곱하면 88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이 ‘88만 원 세대’는 우리나라 여러 세대 중 처음으로 승자독식 게임을 받아들인 세대들인데 그들의 삶과 미래는 여전히 암울한 상황입니다.

 

88만 원 세대 내용 요약

 

첫 섹스의 경제학 - 독립하지 못하는 한국의 청년

한국의 18세 소녀가 ‘엄마, 나 그 사람하고 동거하기로 했어’라고 선언했다고 가정한다. 조용했던. 집안의 평화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집안 망신’과 ‘미친년’에 이르기까지 상상할 수 없는 단어들이 난무하고, 가족 간 갈등이 깊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 나이의 소녀가 또래의 어떤 소년을 사랑하고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류 역사의 긴 흐름을 생각해 볼 때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벌어질 수도 없고, 벌어져서도 안 되는 일이다. 즉, 우리나라에는 인류의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로막는 무엇인가가 있다. 어린아이 같기만 한 딸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출산과 가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다는 상황에서 저주를 퍼부을 부모는, 적어도 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 외에는 거의 없다. 부모로서의 본성과 딸의 삶에 대한 애정이 달라서가 아니라, 그 사회와 우리 사회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존재하고, 그 차이는 꽤 ‘슬픈 무엇’이다. 단지 문화적 차이나 사회적 차이만이 아닌 무엇인가가 더 있다.

이 상황을 표준경제학적으로 설명한다면 ‘예산제약’이라는 용어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은 결혼생활인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이 없기 때문에 결혼도 뒤로 미루어야 하는 것이다. 좀 복잡하지만 이것을 우리 식으로 쉽게 말하자면, 그냥 ‘돈이 없기 때문’에 참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나이에 성적 충동이 없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어서 같이 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16세에서 14년이 더 흐른 30세에 첫 출산을 하게 된다.

 

사회학의 용어를 빌리자면 이 세대에 대한 사회적 통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경제학으로 이 문제를 설명한다면 ‘전 세대에 비해서 10대들이 더 가난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예전에는 가정을 꾸리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와의 삶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의 평균적인 16세는 세대주로서 독립하거나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기가 대단히 어렵다. 가난해서 결혼할 수 없고, 그래서 10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하는 우리나라 이팔청춘들의 사랑은 슬프다. 그러나 사랑이 제약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금의 청소년들의 삶이 슬픈 것은 아니다. 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한 더 큰 음모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선진국은 어떨까? 프랑스는 보통 청소년들은 열여섯에서 열일곱 사이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가정을 꾸릴 것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에서 독립해 별도의 삶을 가지게 되는 나이는 조금 빠르면 열여덟 그리고 대개는 스무 살이 되었을 때이다. 이때부터 부모와 독립한 별도의 경제주체로서의 삶을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부모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들이 이 나이 즈음에 첫 동거를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삶을 살아가게 된다.

독립을 하려면 일단 살 집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평균 주거비용, 더구나 서울의 평균 주거비용을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10대에 독립한 청소년이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주거형태는 쪽방, 반지하, 옥탑 이 세 가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당연히 소득이 적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는 혼자 살거나 혹은 커플로 동거를 하더라도 50%에서 60% 정도의 월세 보조금을 지급한다. 저소득층에 적용되는 사회안전망이 당연히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젊은 커플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다. 조금 큰 틀에서 유럽을 살펴보면 그 사회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주거권과 생활지원을 보장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특정 세대의 독립이 늦어지는 현상, 다시 말해 사회적인 지체 현상이 발생한다. 즉 한국의 청소년들은 보호라는 이름 아래 오히려 성인이 되지 못하도록 강요받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지체 현상은 개인적인 불행이기도 하지만, 시스템 전체로 볼 때에도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퇴행적 성인의 등장과 같은 원치 않는 결과들을 발생시킨다. 10대 후반에 독립하고 동거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인이 된 선진국의 10대와 지체 현상 속에서 종속된 존재로서 어둡게 20대 초반을 맞는 우리나라의 10대들이 경쟁을 하면 누가 이길 것인가? 결국 노벨상을 타거나 세계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창조적 정신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았던 서양 세계에서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10대 초기 단계에서 미숙아 상태로 20대를 맞게 된 우리나라 10대들과 다른 선진국 10대들과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다.

 

1318 마케팅, 인질 경제의 등장

한국에서 가장 나쁘고, 저급하면서 장기적으로 시스템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것을 두 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1318 마케팅과 다단계 판매를 지목하고 싶다. 1318 마케팅은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들을 겨냥한 마케팅 용어다. 이런 마케팅 전략이 13세에서 18세에 해당하는 자체적 경제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계층에 대해 대규모로 적용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지난 5년간 한국에서 진행된 화장품 회사들의 기본 전략은 “13세에 기초화장을 18세에 색조화장을”이다. 13세 소녀 때부터 자신들이 만든 화장품을 사용하게 해서 평생 고객으로 전환시킨다는 처절한 전략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소녀들이 가장 일찍 화장을 시작하는 나라가 되었고, 가장 많은 화장품을 10대가 집단적으로 소비하는 나라가 되었다. 청소년들과 10대 대다수를 이 같은 무차별적 마케팅과 조작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경우는 선진국에서는 찾기 어렵다. 한국 사회를 강타한 1318 마케팅은 10대들의 정신세계만 황폐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10대들의 다양한 감수성이 생겨날 수 있는 공간을 ‘과시적 소비’로 채워버린 셈이다. 문화적 다양성은 사라진 대신 소비되는 화장품의 종류만 다양해졌다. 10대들을 아무런 방어 장치 없이 마케팅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자본주의는 현대 자본주의도 아니고 건전한 자본주의도 아니다. 그저 노동자 대신 10대를 노린 세대 착취 자본주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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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만나게 될 세상

현재의 20대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20대는 이미 수없는 분할이 시작되어 있다. 가난한 사람과 재벌 상속자, 이미 독립한 사람과 아직 독립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간 사람과 벌써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된 사람들을 하나의 추상화된 범주로 묶어내기는 매우 어렵다. 이런 위험은 세대 혹은 연령별 기준에 의한 범주를 설정하는 순간에 이미 내포된 위험성들과 비슷하다. 

지금 20대가 만나게 된 세상은 확실히 40대와 50대가 만났던 한국사회와는 다르다. 옛날에는 대학 졸업장만 있어도 종합상사의 문은 크게 열려있었고, 꼭 그렇게 큰 직장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오퍼상이라 불리던 소규모 수출 대행업자와 같은 것을 혼자 운영할 수도 있었다. 인력이 모자라서 지방을 해체하며 수도권으로 노동자들을 불러내던 시기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그 문은 이제 닫혔고, IMF 이후 새롭게 형성된 한국 경제의 질서는 매우 가혹하게 변했다. 한국 경제는 IMF 경제 위기라는 한국 경제의 진행 과정을 거치며, 문학이 죽고 시가 죽고 예술이 우는 대신 경제나 경영 혹은 재테크나 부동산 같은 얘기들이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이런 내부적 변화를 사회적인 용어로 규정한다면 승자 독식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88만 원 세대 작품 감상

 

지체된 성장, 늦은 사회 진입

 

대한민국의 20대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이들이 사회라는 무대에 데뷔가 굉장히 늦다는 것이다. 평균 학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이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시기가 평균적으로 길어짐을 의미한다. 정상적인 취업 전에 휴학을 하거나 기타 취업 준비 등의 이유로 졸업이 늦어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으며 또 해외 어학연수와 같이 정규 공교육 과정 이외에 개인적인 준비를 위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와 더불어 초봉 혹은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주택 구매시점을 계산하면 현재의 20대는 이전 세대보다 몇 배는 늦게 첫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 이런 삶의 크고 작은 변화들은 혼인 연령을 낮추고, 덩달아 여성들의 출산 연령도 늦춰지게 한다. 이 세대의 사회적 성숙은 지체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지체는 각 개인들의 정신적 성숙이나 육체적 성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다만 경제적 조건 혹은 보다 광범위한 사회문화적 여건에 의해서 발생한 것일 뿐이다.

 

사람들은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게임이 진행된다고 할 때 같은 나이, 즉 동년배끼리 경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 동기라는 말이 생겨난 이후 공교육 시스템과 대학 입시가 결합되면서 세대 내 경쟁, 그중에서도 같은 나이를 가진 사람들이 교실에서 경쟁하고, 지역별로 경쟁하고, 마지막에는 전국적으로 경쟁을 해서 그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었다. 이런 식으로 경쟁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고, 항간의 상식과도 부합된다.

불공정한 세대 간 경쟁 혹은 세대 간 착취의 결과로, 지금의 20대가 30대가 되면 새로운 20대를 더욱 격렬하게 공격할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원래 그렇게 생각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지금의 40대와 50대가 현재 누리고 있는 경제적 혜택을 다음 세대에게 하나도 양보하지 않으려고 모든 것을 움켜쥐고 있는 것보다 더욱 격렬하게 지금의 20대는 30대가 되었을 때 자신의 것을 지키려고 할 것이다. 기업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내부의 세대 내 경쟁과 세대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30대에 숨통을 20대에 생존을

지금의 20대와 586 세대는 경제적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전선을 형성하는 경쟁 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데, 안정적 직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세대 간 경쟁은 더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으로 586이 내걸었던 대의명분들이 세대 간 분배의 문제를 다루었던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현재 한국 사회에서 더욱 격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대 간 경쟁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앞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자발적으로 양보할 만한 경제적 동기는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조직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혐오감과 적대감이 극렬해지듯이 586세대는 지금의 20대를 경멸하는 경향이 있고, 지금의 20대 역시 586 세대를 혐오하거나 질시하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적대적 관계는 지금의 두 세대가 경제적 생활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날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은퇴 후에도 사회적 연금을 놓고 세대 간 경쟁을 하게 될 것은 자명하고 최근 여야 간 합의한 국민연금 개혁에서도 미래세대의 비용부담이 늘어나며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적 연공서열제와 종신교용제가 깨어진 지금 586 세대는 다음 세대를 돌보아야 할 아무런 의무도 없으며, 또한 세대 내 경쟁과 함께 세대 간 경쟁을 치러야 하는 20대로서도 586세대에게 존경을 표시하거나 조직 내에서의 위계관계를 떠나 그들을 받들어야 할 아무런 사회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

586세대와 20대 사이에 x세대가 존재한다. 현재의 20대와 바로 앞선 x 세대를 비교하면 이 두세 대는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인데, 이미 진출한 앞세대가 뒷세대에 비해 조금이나마 유리한 것은 확실하다. 10년 전, IMF 경제 위기를 맞았던 X세대에게는 그나마 아직 사회적 여력이 남아 있었고, 그래서 벤처기금과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X세대는 벤처 붐이라는 사회적 장치의 도움을 받아 지금보다는 훨씬 쉽게 창업을 할 수 있었고, 코스닥이라는 새로운 재정 조달 장치를 통해 일종의 중소기업 등에서 훨씬 유리하게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시작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유통 분야의 독과점화가 지금처럼 진행되지 않아 프랜차이즈와 유통할인매장의 틈새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자영업이 비교적 폭넓게 열려있었다. 개인적으로는 X세대가 다음 세대들에게 알려줄 만한 전략들이 오늘날에는 별로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그들을 기계적으로 모방해서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곤란할 것이라는 점이 지금의 20대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또한 다른 세대와의 경쟁에서 20대는 서로 간에도 소외시킬 확률이 높은데, 여러 가지 사회적 경험을 공유하면서 단결하고 뭉치도록 배우고 또 그렇게 살아온 앞의 세대와는 살아온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졸 이하 집단의 경우 문제의 원인은 학력과잉이라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언론도 보인다.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줄 생각은 하지 않고, 대학생이 너무 많다는 식으로 엉뚱한 화풀이를 하고 있다. IMF 이후 은행과 공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당수를 다시 고용했다. 여전히 필요한 인력이었기 때문이나, 다시 고용한 인력은 거의 다 비정규직이었다.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인력으로 교체되었다. 예전에 괜찮은 일자리였던 것이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세대 내 경쟁에서 가장 불리한 집단은 고졸 이하 집단과 여성이 될 것이다.  여성의 경우 27세 이후부터 또래 남성에 비해 현격히 급여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출산과 육아라는 요소로 인해 경력에 단절이 있다는 점이 상당 부분 작용한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비정규직의 여성화라 부르는 흐름 때문이다. 골프장에는 한국 경제의 모든 모순이 숨어 있다. 왜 우리한테 300개의 골프장이 필요했는지를 이해하면 사실 왜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20대 비정규직이며 노동조합을 만들 수 없는 캐디들을 중심으로 또 다른 세대 착취의 현장이 벌어진다. 고용의 불안과 잦은 성희롱으로 얼룩질 수밖에 없는 캐디들의 삶은 또 다른 세대 착취의 한가운데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캐디들이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의 힘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은 별로 없다. 캐디들이 맞부딪혀야 하는 골프장 주인들은 대기업이거나 아주 상대하기 어려운 지역유지들로 구성된 사람들이고, 그들에게 성희롱을 가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자들이며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권력이 높은 사람들이다. 판사들도 어찌할 수 없는 이 막강한 사람들 앞에서 캐디들이 현실적으로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88만 원 세대 총평

 

MZ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기 이전에 사용되었던 '88만 원' 세대를 다룬 이 책은 처참할 정도로 암담한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20대의 환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586세대와 유신세대에게 치여 현재의 20대들은 자신들의 힘을 발휘할 수도 없고, 발휘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그들의 압박을 이겨내 20대도 살아가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나, 사실상 국가에서도 20대의 손을 들어주고 있지 않은 실상이고, 이미 자리 잡은 세대가 586세대와 유신 세대가 자신의 세대들만을 위한 이득을 위해 힘쓰고 있음에도 사회와 정부를 향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20대는 최근 'MZ세대'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들으며 더 어두운 터널 속을 지나고 있다. 

 

모두 지금 여기서 진행되는 20대의 모습들을 만나는 짧은 여행을 하기를 바란다. 모두 우리의 20대들이고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그들의 불행은 미래의 불행이기도 하고, 우리의 불행이기도 하다. 그들이 이 사회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여성과 노약자, 생태계의 말 못 하는 존재들 그리고 개발경제시절 쓰러져간 원혼들까지 모두 웃을 수 있는 그런 완전균형의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

 

<INDEX>

 

이상 '한국사회 청년문제 『88만원 세대』 와 MZ 세대' 정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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